원조 서울냉면 일산후곡점 - 역시 랭면은 서울랭면.

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오랜만에 비가 하루 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이제 곧 비가 그치면 한파가 찾아온다 하니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옛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이열치열, 열로서 열을 다스리지 않았습니까? 그럼 살을 에는 매서운 겨울은 어찌 이겨냈을까요? 바로 이냉치냉!

 

겨울철 먹는 냉면이 그 어느 냉면보다도 맛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습니까? 옛날에는 얼음이 귀해서 무더운 여름에 냉면 먹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요. 그래서 얼음이 흔했던 겨울에 냉면을 많이 먹곤 했죠.

 

근데 얼음이 넘치는 현대에 굳이 겨울을 냉면을 먹을 필요가 있나 싶으실 텐데요. 냉면 맛있잖아요.

 

보통 냉면하면 이북의 평양랭면과 함흥랭면이 한반도를 그야말로 평정했는데요. 저는 사실 반공 사상이 굉장히 투철하기 때문에 이북랭면은 고조 입에도 안 댄단 말입니다.

 

그럼 저처럼 반공 사상이 투철한 인간은 어떤 랭면을 먹는가! 바로 서울냉면!

 

 

이곳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20년 전통의 서울냉면입니다. 일단 제가 말씀을 드리면서도 혼란이 오는데요. 명색이 원조 서울냉면인데 경기도 일산에 있다?! 진정하세요! 평양랭면도 종로에서 팔고 있지 않습니까!

 

내부가 상당히 아담합니다. 그야말로 랭면 먹기 딱 좋은 크기. 그리고 우리 서울랭면은 그냥 랭면 아닙니다. 칡서울랭면입니다. 칡입니다. 근본 있습니다.

 

가격 얼마나 좋습니까. 2023년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에 랭면 한 그릇이 무려 8,000. 평양랭면 얼마입니까! 16,000원이 넘습니다! 근데 우리 서울랭면은 무려 8,000원. 역시 평양보다는 서울, 대동강보다는 한강 아니겠습니까.

 

역시 랭면의 단짝은 만두 아니겠습니까. 모듬만두도 하나 시켜봤습니다. 9개 5,000원이면 가격 좋지 않슴메?

 

만두 아주 통통하죠? 안에 소도 아주 꽉 차있습니다. 사실 랭면 양이 결코 적은 편이 아닌데요. 여기에 만두까지 먹으면 그야말로 배 터져 죽습니다. 근데 사진 보니까 또 땡기네요.

 

이게 바로 서울냉면의 자랑, 물냉면입니다. 사실 제가 분명히 비빔냉면도 먹었는데 사진이 없어졌습니다. 근데 소신 발언하자면 서울냉면은 비빔냉면도 맛있는데 물냉면이 진짜 엄청 맛있습니다. 더운데 무슨 비빔이야, 그냥 시원한 물냉면으로 하시죠.

 

일단 냉면 위에 계란, 오이, 무 듬뿍 올라가 있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양념장이 맛있게 매콤해요. 만약 양념장이 부족하다 싶으면 더 넣어서 드시면 됩니다.

 

일단 냉면은 먹기 전에 살얼음 동동 띄어진 비주얼에 먼저 시원함 느끼는 건데요. 서울냉면 역시 먹기도 전에 너무 시원합니다.

 

사실 저는 냉면 면발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면은 메밀 막국수가 진짜 맛있지. 근데 냉면은 또 쫄깃쫄깃한 맛이 매력 아닙니까. 거기에 또 물냉면의 육수가 면에 스며들어서 차가움과 달달함을 한방에 느낄 수 있습니다.

 

냉면 육수야말로 사실상 냉면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평양랭면은 심심한 맛에 먹는다고 하지만, 우리 서울냉면은 이것저것 다 때려 넣은 그야말로 화려한 맛에 먹는 게 묘미입니다.

 

냉면은 정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입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춥고. 계절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음식 냉면, 여러분도 드셔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저는 함흥냉면 정말 좋아하는데요. 서울냉면을 맛본 이후로 이북냉면은 이제 먹지 않습니다. 저는 역시 자극적인 냉면이 제일 좋아요.

 

이곳은 제가 진짜 자주 가는 냉면집인데 사진을 생각보다 많이 찍지 않아서 다채로운 냉면 사진을 보여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아~ 서울냉면 진짜 맛있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넹... 여러분 추운 겨울에도 냉면은 맛있습니다. 한번 드셔보시길!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