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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EP.07] 비공식작전 - 모든 게 딱 중간만 하는 영화

리형섭 2023. 8. 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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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HN8jySEuS0

 

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8월 시작과 함께 무더위가 더 심해져 하루하루가 너무 힘듭니다. 모두 폭염으로 인한 피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에는 에어컨 빵빵하게 트는 영화관 가서 영화 한편 시원하게 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출처 : 쇼박스

오늘 영화수다에서는 8월 2일 개봉한 비공식작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과연 여름 무더위를 싹 날려줄 시원한 영화가 될 수 있을지요!

 

사실 비공식작전이 8월 2일 개봉인데 저는 이미 7월에 유료시사회라는 이름으로 돈 주고 CGV 가서 봤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게 미리 개봉하는 거랑 뭐가 다른 거지? 싶은데요.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태가 조금 근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넷플릭스

어쨌든 비공식작전은 끝까지 간다, 터널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 만들었고, 주연은 하정우와 주지훈입니다. 하정우 주지훈은 이미 신과 함께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이번 비공식작전에서도 둘의 케미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김성훈은 각각 터널과 킹덤에서 하정우와 주지훈과 영화를 찍기도 했네요.

 

비공식작전의 제작비는 약 2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아무래도 현지에서 오래 촬영을 하다 보니 영화 규모에 비해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제작비가 나오지 않아서 손익분기점 역시 명확하지 않은데 최소 500만 명이 넘어야 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 500만 명이면 진짜 초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인데요. 과연 비공식작전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올만한 영화일지도 궁금합니다.

출처 : 쇼박스

저는 김성훈 감독의 영화 끝까지 간다와 터널 둘 다 아주 재미있게 봤거덩요. 김성훈 감독의 영화는 전개가 빠르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유머를 넣어서 오히려 편하게 볼 수 있는 게 장점인데요. 비공식작전 역시 이러한 감독의 장점을 잘 살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 걸리는 게 있다면 영화 내용이 중동 국가에서 우리나라 외교관이 납치됐고 그걸 구하는 내용. 이런 비슷한 내용의 영화는 이미 우리가 모가디슈와 교섭에서 봤거덩요.

 

이 세 영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모가디슈는 2년 전, 교섭은 바로 올해 개봉한 영화라서 솔직히 비공식작전의 내용은 전혀 신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내용으로 또 나와?’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였어요.

 

일단 영화 소개 앞서서 어쩌면 스포일 수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스포를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출처 : 쇼박스

내용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배경은 1980년 중후반 전두환 시대가 저무는 시점에 레바논에서 우리나라 외교관 한 명이 납치가 되는데요. 시간이 흘러서 죽은 줄 알았던 그 외교관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게 확인이 되고, 비공식적으로 이 사람을 구출하러 가는 외무부 직원 하정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왜 비공식작전으로 진행이 되냐. 이런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우리나라 정부가 나선다기보다도 외무부가 비공식적으로 나서는데요. 근데 그 이유가 한 사람을 살려야 된다는 목적보다도 다음 정권 창출을 위해, 그러니까 전두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람을 구해야 된다는 목적으로 시작이 되는 거죠.

 

출처 : 쇼박스

그리고 하정우 역시 외무부에서 중동 전문가로 나오는데 런던 주재원, 미국 주재원 가고 싶어 해요. 근데 학벌 좋은 직원이 런던으로 가게 되면서 계속 물먹는단 말이죠. 그때 인질을 구해오면 바로 미국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아주 열정적으로 인질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납니다.

 

그러니까 비공식작전은 인질 구출이라는 목적이 한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니까 꼭 살려야 된다는 목적보다도 이걸 통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근데 이 사람들이 인질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익보다도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왜 드리냐면, 그래서 오히려 이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신파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쇼박스

오히려 제가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뭐냐 이제 인질 구출을 누가 할 것인가를 두고 안기부랑 외무부에서 약간 갈등이 있어요. 사실상 이 영화에서 빌런이 안기부기도 한데요.

 

감독이 이 부분에서 국가는 인질 생명보다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정치 비판 메시지를 넣은 거 같은데 오히려 이 부분을 조금 더 극대화했다면 좋았을 거 같아요. 안기부가 빌런치고 외무부에게 계속 당하고 조금 순순히 물러나는 측면이 있어요.

 

사실 비공식작전은 그렇게 재밌지도 않고 그렇게 재미없지도 않은 영화에요. 재미를 말한다면 정말 딱 중간입니다. 재밌는 장면이 있으면 그만큼 지루한 장면도 있어요. 근데 저처럼 하정우를 좋아하신다면 역시 믿고 보는 하정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쇼박스

맘에 드는 점부터 말씀드리면, 비공식작전은 외국 로케가 80%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현실감 하나만큼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영화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 외교관이 레바논에서 납치되는 장면은 상당히 강렬합니다.

 

또 후반에 레바논의 건물에서 쫓고 쫓기는 장면이 있는데 세트장이 아닌 현지 집들을 막 뛰어다니니 현실감이 나고, 자동차 추격신 역시 현지의 좁은 길을 요리조리 피해서 쫓고 쫓기는 장면은 확실히 해외 로케의 현장감을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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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쇼박스

하정우가 레바논에 입국하는 그 순간부터 80년대 당시 레바논 상황이 어떤가를 확연히 잘 보여줬고, 그들이 겪고 있는 종교 갈등을 잘 묘사했어요. 레바논은 이슬람 신자도 있고 기독교 신자도 있는데요. 그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으로 빚어진 폭탄 테러 장면도 살벌하게 현실적으로 잘 묘사했어요.

 

출처 : 쇼박스

그리고 배경이 레바논일 때는 하정우 주지훈 빼고 나머지 배우들이 다 외국인인데 이 외국인들 연기도 좋습니다. 보통 우리나라 영화에서 외국인 역할은 무슨 재연배우 같은 외국인으로 많이 채우는데 비공식작전에 나오는 외국인 배우는 유명한 배우도 있고 전반적으로 연기가 어색하지 않고 좋습니다.

 

출처 : 쇼박스

근데 하정우의 연기를 말한다면 하정우는 언제나처럼 하정우를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른 영화에서도 수도 없이 봤던 능글맞은 하정우를 여기서도 볼 수 있는데 역시 배역과 잘 어울립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반반인 거 같아요. ‘역시 하정우’란 반응과 ‘또 하정우야?’ 저는 개인적으로 하정우의 능글맞은 연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출처 : 쇼박스

또 설정이 재밌는 게 보통 인질을 구하러 간다면 훈련받은 특수 요원이라던가 싸움을 잘한다던가 이런 캐릭터일 텐데 비공식작전의 하정우 주지훈은 그냥 일반인입니다.

 

하정우는 외무부 공무원이고, 주지훈은 그냥 택시 기사. 그러다 보니 프로페셔널하게 격투를 한다던가 멋있게 총을 쏜다던가 이런 게 없습니다. 오히려 허술해요. 허술하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그게 더 쫄깃한 맛이 있어요.

 

영화 내용 자체는 인질 구출이라는 무거운 내용이지만, 코믹한 부분도 많이 들어 있어서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인질 구출이 주된 내용이라기보다도 하정우와 주지훈의 갈등과 코믹한 연출이 많이 들어가 있고, 그 둘의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또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쇼박스

역시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일단 주지훈의 캐릭터가 레바논에서 택시 기사를 하는 한국인인데요. 이게 와닿지 않았어요. 중동 국가에서 택시를 모는 한국인? 고개가 절로 갸우뚱한 설정 아닌가요?

 

그리고 주지훈의 캐릭터 역시 능글맞은 캐릭터인데 이게 주지훈 배우랑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연기를 못했다는 게 아니라 어색했어요.

 

출처 : 쇼박스

또 부패한 레바논 군인들이나 현지 갱들이 되게 허술해요. 영화를 보면서 내가 다 답답할 정도였는데요. 특히 총으로 무장한 현지 조력자들이 하정우 주지훈이랑 같이 차 타고 납치된 인질을 찾으러 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총소리가 나요.

 

근데 현지 조력자 애들이 한 열댓 명 되거덩요? 걔네들이 총소리를 확인한답시고 다 가는 거야. 심지어 기관총 달린 차도 있었는데 그것도 놓고 가. 정찰 2~3명 보내면 되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갑자기 다른 갱들한테 따발총으로 습격을 받아요. 따발총으로 막 갈겨. 근데 아무도 안 죽었어. 주인공을 포함해서 모두 한 발을 안 맞아.

 

근데 이걸 돌려서 생각해 보면 당시 레바논 상황이 개판이었으니까 애들은 오죽하겠어. 군인, 갱들 할 거 없이 얘네도 개판인 거야. 그러니까 오히려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출처 : 쇼박스

또 영화는 문제가 생기고 그게 해소되고 또 코믹한 장면 있고 또 문제 생기고 해소되고 코믹한 장면 있고 또 문제 생기고 마지막엔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인데요.

 

이게 초중반까지는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중반 이후부터 슬슬 늘어지면서 지루했습니다. 특히 사막에서 추격하는 씬이라던가, 후반에 어디선가 탈출하는 장면, 그리고 아까 괜찮았다고 했던 자동차 추격씬. 자동차 추격신은 괜찮은데 너무 길어서 오히려 루즈했어요.

 

대략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이 정도로 느꼈습니다. 신파도 그렇게 강하지도 않고 정치 비판이나 사회 풍자도 그렇게 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 웃기지도 않고 마지막에 조금 감동적으로 연출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그렇게 감동적이지도 않았던 정말 딱 중간만 하는 영화가 바로 비공식작전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영화관에 밀수, 더 문, 엘리멘탈, 미션임파서블이 걸려있는 시점에서 딱히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비공식작전을 볼 명분이 크게 없다는 게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정우 주지훈을 좋아하신다면 재밌게 보실 수 있고,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더운 날 굳이 영화관까지 갈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여기까지 비공식작전 이야기였습니다. 모두 무더위 조심하시고 코로나 조심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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