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수다 EP.5] 밀수 - 딱 정석대로 진행되는 영화

리형섭 2023. 8. 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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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KZZbJDFLC4


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언젠가부터 여름이 다가오면 이번 장마철에는 비가 얼마나 내릴까 걱정부터 앞서게 됩니다. 모두 이번 장마로 피해가 없으셨기를 바라겠습니다. 두렵디 두려운 장마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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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 휴가철을 맞이해서 그동안 만나기 쉽지 않았던 기대되는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그리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오늘은 그중 가장 먼저 개봉한 밀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밀수의 감독인 류승완 감독은 잘 아시다시피 많은 작품을 만들었는데요. 그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베테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외에도 아라한 장풍 대작전, 짝패, 부당 거래, 베를린 등등, 본인의 색깔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작인 모가디슈는 코로나라는 악조건 속에서 개봉했음에도 360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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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밀수 같은 경우는 제작비가 175억 정도 들었고, 손익분기점이 334만 명 정도인데요. 지금 개봉 이틀 만에 벌써 관객 수가 55만 명을 넘더니 8월 2일 기준으로 242만 명을 동원하며 상당히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대한 스포 없이 먼저 밀수의 줄거리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이게 전라도 군산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는 항구도시 군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마을에 화학공장이 들어서면서 물질을 하는 해녀들이 생계를 위협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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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게 바로 밀수인 겁니다. 일본에서 건너온 밀수품을 바다에 던지면 해녀들이 수거를 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하면서 돈도 점점 만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돈이 더 되는데 위험한 밀수품까지 건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픔도 겪고, 배신도 하고 그런 전형적인 범죄 영화, 케이퍼 무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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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참 신선해요. 일단 주인공, 김혜수 염정아가 물질을 하는 해녀고, 배경이 항구 바닷가 도시.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배를 타아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닌 바다 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이 하나같이 연기력이 뛰어나죠. 김혜수, 염정아, 박정민, 요즘 많이 나오는 김종수 배우까지.

 

제가 우리나라 범죄 영화 굉장히 좋아하거덩요. 근데 우리나라 케이퍼 무비라고 한다면 자연스레 최동훈 감독의 작품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밀수를 보면서도 아쉬운 부분에서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이 자꾸 떠오르더라구요. 영화 밀수는 좋은 부분이 많은데 아쉬운 부분 역시 꽤나 많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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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좋았던 점부터 말씀드리면, 영화의 배경이 1970년대 중반이거덩요. 그때 분위기를 상당히 잘 살렸습니다. 배경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도 잘 살렸어요.

 

특히 음악이 진짜 죽입니다. 여러분 최헌의 앵두아세요? 이 영화의 주제가라고 할 수 있는 노래인데요. 1977년에 나온 노래로 당시 엄청난 힛뜨곡이었거덩요.

 

앵두를 비롯해 영화 중간중간 삽입된 음악들이 하나같이 그때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 밑에서 펼쳐지는 장면이 많은데 바다 밑에서는 대사를 할 수 없으니 조용하잖아요. 그런 고요함을 음악으로서 커버했습니다.

 

또 류승완 감독답게 영화 연출이 세련됐는데, 저는 특히 초반에 염정아가 복도를 걸어가는데 창문에 계절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장면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그 연출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초반에 염정아가 복수를 다짐하는 듯한 연출이 있는데 가히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을 연상케하는 강렬함을 보여줍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영화가 어딘가 촌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근데 이런 촌스러움을 일부러 극대화한 거 같아요. 따라서 70년대를 겪었던 중장년층 분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완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젊은 층이나 어린 학생들은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 촌스러움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레트로함이 70년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층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저는 밀수의 배경이 70년대인 게 아주 좋은 설정이었다고 보는데요. 보통 영화, 드라마에서 8090년대는 많이 다뤘어도 70년대는 잘 다루지 않았거나 이렇게까지 매력이 통통 넘치게 묘사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밀수는 7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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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시 류승완 감독의 장기하면 액션 아니겠습니까? 아쉽게도 밀수는 액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액션신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근데 그 잠깐의 액션신의 임팩트가 장난 아닙니다. 조금 잔인하긴 하고, 갑자기 나오는 액션신이 뜬금없긴 하지만, 액션신 하나만큼은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을 비롯한 밀수의 여성들은 대부분 해녀잖아요. 물에서는 해녀를 누가 이기겠습니까? 그걸 이용한 액션신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약간 걸크러쉬 느낌도 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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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박정민의 연기는 놀랍다.

 

이어서 아쉬운 점도 말씀드리면…

 

밀수 예고편 보셨으면 다 느끼셨을 텐데 바다 CG가 너무 구립니다. 바다와 섬 배경에 해녀들이 둥둥 떠있는 장면 있는데 그게 바다가 아니라 누가 봐도 세트장이라는 걸 알 수 있는 퀄리티였어요. 그래서 집중이 확 깨지는 느낌도 받았구요.

 

그리고 음악이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영화에 음악이 쉴 새 없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명곡이라 한들 70년대 음악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딱히 듣고 싶지 않은 음악을 계속 듣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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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잖아요. 사실 밀수는 김혜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혜수가 전면에 등장하는 영화인데요. 근데 김혜수 배우의 연기가 왜 이렇게 오바하지?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리고 소리 꽥꽥 지를 때 상당히 하이톤이거덩요. 그게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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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방 마담 역할의 고민시 배우는 다방 마담 맡기에는 조금 원숙미가 떨어지지 않나. 물론 다방 마담이 젊을 수도 있는데 70년대 마담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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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녀로 나오는 조연배우들이 연기력 하나만큼은 검증된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대사도 거의 없고 특별한 케미도 없고 그냥 소모되는 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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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배우의 캐릭터는 처음 등장했을 때는 임팩트가 굉장히 강했는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조인성 배우의 연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나쁘지 않더라구요.

 

다만 조인성, 김혜수, 박정민이 대사를 주고받는 신이 있어요. 그때 확실히 연기력의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이 영화가 대사가 진짜 많은데 조인성은 대사가 많지 않거덩요? 일부러 연기력 때문에 대사가 없나 이렇게 느꼈습니다.

 

인물들 대사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인물들이 말이 너무 많아요. 모든 설명을 다 말로 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까 했던 말 몇 번씩 반복하고 아까 보여줬던 장면을 또 보여줍니다. 어? 이거 왜 또 나오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말이 많으면 재밌기라도 하면 되는데 찰진 대사가 없어서 그런지 듣고 있기 너무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인물들 간의 대사가 주고받으면 그 맛이 살아야 되는데 무미건조한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게 신 스틸러라고 하는 웃기면서도 관객들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없어요. 그게 좀 아쉽지 않았나. 즉 영화가 웃긴 맛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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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밀수하는 장면은 스타일리시하고 빠르게 보여주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요. 이때 연출도 괜찮아요. 돈도 점점 벌면서 인물들이 세련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그래서 흐름 진짜 빠르다. 근데 초반 넘어가고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 진짜 늘어지는 인상이 강하게 듭니다. 중후반은 많이 지루했어요.

 

그리고 내용이 사실 범죄 영화가 다 그렇듯 비슷하겠지만, 같이 잘 일하다가 문제 발생하고 그 사이에서 슬픈 일도 겪고 배신도 일어나고, 그래서 복수를 다짐하고 마지막에 한방 빵 터뜨리는데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패턴이지 않습니까?

 

밀수 역시 그 패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정석대로 따라가는데, 어찌 보면 뻔한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오글거리는 대사. 대표적으로 김혜수의 ‘자 그럼 오라이~’

 

문제는 영화의 중심 내용이라 할 수 있는 밀수가 너무 쉽게 진행되고 대놓고 하니까 밀수하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이 전혀 없어요. 게다가 세관이 급습해서 밀수품 검거하러 갔는데 물먹는 패턴. 알고 보니까 다른 시간대 밀수를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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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물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게 그렇게 극적이지도 않고, 그게 해결되는 방식도 조금 뻔한 느낌이 있어서 역시 긴장감이 없었습니다. 반전이라고 나오는 부분도 결국 포스터만 누가 나쁜 놈인지 딱 보여. 그냥 생각하는 대로 흘러갑니다.

 

얼마나 긴장감이 없으면 영화에서 김혜수가 샤워타월만 입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가슴골이 보일락 말락해. 그게 제일 긴장감 넘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거 일부러 올드하게 연출한 건지 모르겠는데 슬로우 모션 엄청 많아요. 뭐 할 때마다 슬로우모션. 그리고 갑자기 얼굴 클로즈업 들어가는 연출. 일부러 올드하게 연출한 거라면 성공인데, 그걸 너무 남발해서 늘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거 아닌가 싶네요.

 

진짜 마지막으로 상어가 나올 때는 죠스 보는 줄 알았습니다. 상어로 모든 걸 해결할 거면 음… 그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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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밀수 소감이었습니다. 사실 기대한 거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워요. 여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치고 시원한 맛은 없었어요. 그래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70년대 배경, 배우들 연기력 좋고, 해녀들을 소재로 삼은 건 꽤 신선했습니다.

 

한마디로 하면 볼만합니다. 심심해서 영화를 본다면 밀수 추천드리겠습니다. 근데 밀수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가는 건 잘 모르겠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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