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023 K리그 승강 플옵 수원FC vs 부산 아이파크 | 짜릿한 승격의 순간!

리형섭 2024. 2. 1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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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jsbjWpcrTA


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3년 12월 9일, 입동이 한참 지났음에도 한낮 더위가 20도가 넘어가는 이상 기후가 펼쳐지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약 7천 여명의 관중의 열띤 응원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왜 그들은 목이 쉬도록 소리 쳐 자신들의 팀을 응원했는가!!!

 

그것은 바로 K리그 승강이 결정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수원은 자신들을 '축구 수도'라 부른다. 아니 근데 수원삼성 홈구장도 그렇고 수원 FC 홈구장도 그렇고 접근성이 이게 말이 됩니까? 지하철역에서 XX 멀다. 아니 축구 수도 경기장이 뭐이리 멀어. 화딱지 나서 두 번은 못가겠더라.

 

그래도 축구 수도답게 수원 시민들의 열띤 응원은 높이 살만하다. 이날은 이미 수원 삼성은 강등이 확정되었고, 수원 FC 역시 부산과의 1차전에서 1:2로 패배하며 강등의 기운이 짙은 상황이었다.

 

2016년 꿈에 그리던 K리그1으로 승격하여 계속 강등권에서 고군분투하더니 2021에는 수원 FC 역사상 첫 파이널A 진출 쾌거까지 이루었던 수원 FC.

 

이날 그들은 다시 K리그2로 강등 당할 위기에 놓였다!

 

팀은 강등권에 허덕이지만 팬 스토어에는 많은 팬들로 문전성시! 유니폼 구경좀 해볼까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가기 힘들어서 포기 ㅠ_ㅠ.

 

위아 수원 FC! 수원은 축구 팀도 2개나 있고, 야구 팀도 있고, 농구 팀도 있고... 근데 가만 보면 수원은 야구도 잘하고 농구도 잘하는데... 축구만 못해... ㅠ_ㅠ.

 

수원 FC 2023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잔류냐 강등이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인지라 많은 관중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아주시었다.

 

시민 구단의 구장은 이런 인간미가 돋보인다. 좋게 말하면 친근하고 나쁘게 말하면 열악하고...

 

K리그도 몇몇 구단은 치어리더가 있는데 수원 FC가 그 중 하나였다. 사실 축구는 야구나 농구와 다르게 중간중간 쉬는 타임이 없기 때문에 치어리더가 큰 역할을 하나 싶긴 한데... 막상 눈 앞에서 폴짝폴짝 치어리딩 하는 모습을 보니 내 엉덩이도 같이 들썩였다. 치어리더 짱짱맨.

 

개인적으로 불만이 하나 있다면 스피커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후...

 

어쨌든 수원종합운동장은 홈팀 응원석을 제외하고 전좌석이 경기장과 거리가 XX 멀다. 아무래도 축구 전용 경기장이 아닌 종합운동장이라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 장점이 있다면 좌석 간의 간격이 아주 여유가 있어 다리를 쭉 펴고 볼 수 있다. 역시 경기는 편하게 봐야 제맛이젱.

 

우리 부천 같은 경우는 가변석을 놓아 경기장 바로 앞에서 실감나게 축구를 관람할 수 있는데, 수원 FC도 관중친화적인 부분에 대해 연구를 한다면 팬들의 만족도가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2023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1차전은 부산 아이파크가 홈에서 수원 FC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승격의 한발짝 가까워졌다.

 

부산 아이파크야말로 작년 시즌 K리그1, 2 통들어 가장 아쉬운 팀이 아닐까 생각한다. K리그2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었는데 잠깐의 방심으로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되었으니 얼마나 아쉬울까. 심지어 팬이 아닌 나조차도 아쉬웠는데...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밝은 미래를 꿈꾸며 저멀리 부산에서 수원까지 원정 온 부산의 서포터! 이미 홈에서 승리를 거뒀으니 한층 더 편한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까...

 

반면 수원 FC 서포터. 이미 수원 삼성이 강등 당한 상황에서 수원 FC까지 강등 당한다면 축구 수도 수원의 꼴이 말도 아니다! 이제 수원을 대표하는 건 수원 FC다!

 

두 팀 모두 한치의 양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내심 아쉬웠던 건... 수원 FC의 슈퍼스타이자 바르셀로나 출신의 이승우 선수! 1차전에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2차전에서 출전 불가...

 

아나... 이승우 보려고 수원까지 왔는데...

 

경기 시작에 앞서 저멀리 부산에서 수원까지 먼 길 달려온 부산 서포터를 향해 인사하는 부산 선수들.

 

그리고 수원 FC을 위해 목 놓아 응원하는 수원 서포터를 향해 인사하는 수원 선수들.

 

오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역시 부산의 박진섭 감독과 수원의 김도균 감독의 전략 싸움!

 

사실 부산의 박진섭 감독은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부산을 우승 직전까지 이끌었고, 반면 수원의 김도균 감독은 솔직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기에는 수원이 강등권에 허덕이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와버렸다.

 

과연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부산이 이기느냐, 강등권에 허덕인들 그래도 K리그1인 수원이 이기느냐!

 

부산 아이파크의 핵심 선수, 라마스. 1차전에서도 PK지만 두 골을 기록하며 부산의 승리를 이끌었는데 과연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근데 실제로 보니까 진짜 잘하긴 하더라. 부산이 용병은 기가막히게 뽑았는데 승격에 실패하니 그야말로 아쉬울 따름.

 

승격 실패 이후 K리그1이나 다른 상위권 팀으로 이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2024 시즌에도 부산에서 한번 더!

 

한때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축구 천재 윤빛가람 선수. 옛날에 에펨할 때 항상 영입하던 유망주였는데 이렇게 실제로 경기를 볼 수 있게 되다니 그야말로 격세지감.

 

 

부산은 1차전 2:1 승리로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도 전반부터 수원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초반 부산의 맹공격이 시작되더니 전반 15분 엄청 좋은 찬스를 만드는데...!

 

부산의 최준 선수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원샷원킬! 그대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득점 후 수원 FC 서포터를 향해 도발을 감행하는 최준 선수! 굳이 저럴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덕분에 수원 선수들이 불타오르는 계기를 만들어준 거 같다.

 

최준 선수는 부산에서 승격은 실패했으나 2023 시즌이 끝나고 서울 FC로 이적하며 K리그1으로 입성 성공!

 

역시 승격과 강등의 희비가 교차하는 경기답게 상당히 치열하다. 양팀 선수들 과열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파울도 많이 나왔다. 이런 경기에서 가장 고생하는 건 역시 심판. 선수들 달래랴, 관중들한테 욕 먹으랴... 심판 홧팅...

 

수원은 이제 최소 두 골을 넣어야만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상황. 계속 부산에게 이끌리다 모처럼 좋은 프리킥 찬스를 얻은 수원.

 

윤빛가람 선수의 환상적인 프리킥을 환상적으로 막아내는 부산의 구상민 선수.

 

부산에게는 만족할만한 그러나 수원에게는 한없이 아쉽기만한 전반전이 끝이 났다. 아무리 K리그2라도 상승세의 부산을 쉽게 꺾을 수 없는 것인가?! 이제 부산이 다시 K리그1으로 입성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전반전 경기력이 아주 좋았다.

 

이제 와서 이야기하는 건데 전반에는 그리 잘하더니 후반에는 왜 그렇게까지 확 무너진 걸까?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바라본 수원종합운동장. 진짜 경기장 위에 있는 선수들이 장난감처럼 보였다. 역시 축구는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봐야 제맛이여...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이 각성을 했는지 좋은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더니 골대를 맞추는 상황까지 연출하며 수원 팬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드리블 돌파 이후 반박자 빠른 슈팅을 하였으나 아쉽게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는 상황.

 

연거푸 수원의 공격이 계속 되며 슬슬 골이 나올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수원 FC이 기습적인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는데...

 

심판이 골을 선언하지 않고 파울을 선언하며 득점은 무효 판정! 이때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탄식 소리로 나조차도 참 아쉬웠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과연 수원 FC는 이렇게 K리그1에서 강등 당할 것인가!!!

 

그러나 수원 FC 선수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며 잔류에 대한 간절함을 보여줬다.

 

볼 경합 상황에서 심판이 파울을 불지 않자 부산의 수비수가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는 상황. 후반 들어서 부산은 분명 경기는 이기고 있는데 뭔가 나사가 빠진 듯 삐걱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후반 78분 수원의 김현 선수가 추격골을 성공시킨다! 그 얼마나 기다렸던 골인가. 그러나 아직 부산이 한골 앞서며 우세한 상황.

 

기다렸던 골이 터지자 더욱더 목 놓아 응원하는 수원 서포터.

 

경기가 풀릴 듯 풀리지 않아 경기장에 주저 앉은 수원의 윤빛가람 선수. 이 경기에서 부산 선수들도 그렇고 수원 선수들 모두 엄청나게 열심히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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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간은 이제 겨우 5분 남은 상황. 수원은 한골을 더 넣어야만 연장전에 갈 수 있고, 부산은 한골을 지키지만 하면 그토록 염원하던 K리그1 승격을 확정지을 수 있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 했던가... 후반 85분 수원의 이영재 선수가 득점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벼랑 끝에서 다시 살아난 수원 FC!

 

그리고 단 한골을 지키지 못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부산 선수들. 경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K리그1과 K리그2의 격차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급히 작전을 지시하는 부산의 박진섭 감독. K리그2 우승 직전에 골을 허용하며 리그 2위로 밀려났는데, 이 경기에서도 정규 시간을 5분 남기고 동점골을 허용하며 또다시 승격 실패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승격을 직전에 두고 동점골을 허용하자 절망하는 부산 서포터!

 

이대로 순순히 물러날 부산이 아니다. 부산의 라마스 선수 회심의 슈팅! 그러나 아쉽게 막히며 후반이 끝이 난다.

 

해가 중천일 때 시작한 경기는 어느덧 해가 지는 순간에도 계속 되고 있다. 하... 집에 가는 것만 두시간인데 집에 언제 가냐...

 

연장 시작하자마자 수원이 거침없이 공격을 퍼붓더니 연장 95분 이광혁 선수가 기습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다.

 

1차전 패배 그리고 전반전까지 부산에게 내내 끌려다니던 수원이 어느덧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역전까지 성공시키며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를 펼치고 있다.

 

역전골을 넣는 것도 모자라 연장 101분 수원의 정재용 선수가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잔류를 확정 짓는다.

 

좌절하는 부산 아이파크.

 

후반에만 두골, 연장 전반에만 두골을 퍼부으며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는 수원 FC. 사실 수원 FC의 공격은 항상 날카로웠다. 수비가 아쉬워서 그랬지. 수비만 잘 다듬는다면 K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텐데.

 

이미 기세는 수원 FC로 기운 상황에서도 수원 서포터에게 힘찬 응원을 부탁하는 수원 선수.

 

연장 후반 117분 수원의 로페즈가 선수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야말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

 

붉은 노을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하늘, 부산은 승격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았다.

 

그래도 부산 선수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으나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120분 내내 열심히 뛴 선수들이 경기장에 주저 앉고 있다.

 

오늘만 7골이 터진 명경기. 이런 명경기를 직관하다니 정말 큰 행운이다.

 

또다시 승격에 실패하며 좌절한 부산 선수들을 위로하러 가는 박진섭 감독.

 

반면 잔류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수원 선수들.

 

그리고 그동안 맘고생한 김도균 감독이 잔류를 확정짓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도균 감독은 수원 FC를 K리그1에 잔류시키고, K리그2 서울 이랜드 감독직을 수락하였다.

 

브라질 출신의 수원 FC의 우고 고메스 선수와 부산 아이파크의 라마스 선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마 우고 고메스 선수가 승격 실패로 아쉬워하고 있는 라마스 선수를 위로하는 중이 아닐까 생각한다.

 

1차전 퇴장으로 2차전에 나오지 못한 이승우 선수가 관중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오늘 이겼으니 망정이지 만약 수원이 패배하여 강등이 되었다면 이승우 선수도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비록 승격에 실패했으나 열심히 뛴 선수들을 향해 다시 한번 응원가를 불러주는 부산 서포터! 부산의 응원가를 듣고 있자니 괜스레 나도 울컥했다.

 

그리고 K리그1 잔류를 자축하는 수원 FC. 사실 시즌 성적을 보면 그렇게 좋아할 일은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강등한 게 아니고 잔류를 했으니 이해는 간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역시 애초에 강등권이 아니면 되는 거 아닐까?!!

 

어쨌든 2024 시즌에도 수원 FC 힘내시고, 부산 아이파크도 좋은 모습 보여줘서 승격에 성공하길! K리그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아주 매력적인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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