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의 패션 브랜드 베이프(BAPE)를 기억하십니까? 흔히 스트릿 패션, 힙합 패션을 좋아하신다면 많은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베이프를 보며 군침을 흘리신 기억 있으실 텐데요.

베이프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도 중후반에 반짝 인기를 끌긴 했는데요. 지금이야 몇십만 원이 훌쩍 넘는 옷을 많이들 입으시지만, 당시에는 후드티 하나에 30만 원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만큼 인터넷에 가품도 많이 돌아다녔던 기억도 납니다.
저도 치기 어린 시절에는 30만 원이 훌쩍 넘는 베이프의 후드티를 사면서 '평생 입을 거니까 이 정도면 싼 거지' 자기합리화하며 큰마음 먹고 베이프 후드티만 구매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비싸게 산 만큼 옷장에만 고이 모셔두기만 하고 참 웃깁니다.
어쨌든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니고에 의해 창조된 베이프는 이미 홍콩 기업에 팔려 나간 지 오래되었습니다. 일본이 아닌 중국의 브랜드로 낙인이 찍히고 나서 그동안 베이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베이프를 입는 사람은 중국인 밖에 없다는 말도 있지요.
이제는 굳이 그 돈 주고 베이프를 살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지만, 가끔 서점에 가서 잡지 부록으로 나오는 아이템은 참 탐이 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베이프 파우치가 부록으로 있는 잡지를 구매했습니다.

일본의 smart라는 패션 잡지인데요. 부록으로 베이프 멀티 파우치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베이프 특유의 카모 플라쥬가 새겨진 파우치인데요. 마치 어렸을 때 베이프를 구매한 것처럼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이름은 분명 파우치라고 했는데 생김새는 마치 수첩을 꼭 닮은 그런 녀석입니다. 잡지 부록이니만큼 퀄리티가 높을 거라고 생각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제 생각보다 베이프의 감성을 쏙 담아서 꽤나 마음에 듭니다.
그러고 보니 잡지에서는 멀티 파우치라고 했는데 정작 파우치 위에는 스마트 베이프 플래너라고 적혀 있네요?!


지퍼가 촘촘하게 잘 박음질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 옆쪽에 두 개의 징이 박혔는데요. 내부가 어떻게 생겼을지 더욱더 궁금해지네요.

파우치를 열고 조금 당황했습니다. 대여섯 장의 비닐이 안에 있는데요. 사실 이게 이름이 스마트 플래너 아니겠습니까? 어떤 걸 플랜 하느냐! 바로 지갑 대신 여기에 현금을 넣고 다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 대다수는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금을 굳이 들고 다니지 않는데요. 일본은 여전히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지갑 대신 여기에 돈을 넣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거죠.
근데 비닐이 한 장이 아닌 여러 장이 있는 이유는 하루하루 쓸 예산을 나눠서 담으라는 큰 뜻이 담겨 있는데요. 굳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당연하게도 저 역시 현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저 비닐은 바로 떼어버렸습니다.

왼쪽에는 베이프 로고. 옛날에는 이 로고가 새겨진 옷 하나 입겠다고 얼마나 많은 돈을 썼던 겁니까. 로고 위에는 카드나 신분증을 꽂을 수 있는 포켓이 2개 있구요. 그 안쪽에도 히든 포켓이 하나 크게 있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펜을 꽂을 수 있는 부분과 지퍼 주머니가 하나 더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걸 넣으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도저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펜과 종이를 넣어볼까 생각했는데 굳이 스마트폰이 있는데 펜과 종이를 들고 다니는 것도 참 이상하고 말이죠..
이름은 파우치인데 수납공간이 너무 작아서 파우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파우치이네요. 잡지 부록이니까 다행입니다?

여기까지 잡지 부록으로 받은 베이프 파우치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잡지 부록으로 나온 상품답게 굉장히 허접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하나만큼은 베이프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만약 이게 베이프에서 정식으로 발매가 되었다면 가격이 어느 정도였을까.. 십만 원이 넘었을까? 발칙한 상상을 한번 해봅니다.
교보문고에 가서 일본 잡지 코너 둘러보시면 베이프 상품이 부록으로 있는 잡지가 있으니까 베이프를 좋아하신다면 가끔 서점에 가서 득템을 노려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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