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천방지축 어리둥절 주간일기 4주차 (비 오는 날에는 역시 영화관이 최고. 마침내.)

리형섭 2022. 7. 3. 23:32
반응형

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올해는 금새 끝날 줄 알았던 장마가 정말 지독하네요. 비도 엄청 많이 내리고 또 비가 그쳤다 싶어서 나가면 비가 또 오고. 그마저도 비가 멎으니 뜨거운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그야말로 집에서 에어컨 틀고 가만히 있는 게 인생에서 가장 뜻 깊은 일인 거 같습니다.

 

어쨌든 일기를 쓰기 위해 걷기대장정을 떠나야했는데, 비가 이렇게 많이 오니 어딜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냥 집에서 콕 박혀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장마가 찾아와 비가 몰아치더라도 데이트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코로나 사실상 끝났겠다 싶어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이왕 밖에 나간 거 영화만 보면 아쉬우니 오랜만에 이태원에 있는 튀르키예 레스토랑에 들려 튀르키예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를 먹었습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NATO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회의 최대 수혜국이 바로 튀르키예였다는데요. 처음에 튀르키예가 어떤 나라지? 했는데 우리가 형제의 국가라고 알고 있는 터키였습니다. -_-;;

 

어쨌든 이태원에 들리시면 한번쯤 드셔보실만합니다. 이국적인 튀르키예 음식...

 

먼저 탑건2. 무려 1985년 개봉한 탑건의 정식적인 후속작. 35년 만에 속편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주연 배우가 그대로인 것도 참 놀랍다. 참고로 1985년 국내에서 탑건과 같이 개봉한 영화는 철수와 만수, 소호자2 등이 있었습니다.

 

한 배우가 35년 간 꾸준히 훌륭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놀라운데 왜 톰 크루즈는 천천히 늙는 걸까요. 같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고 그야말로 롤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입니다.

 

어쨌든 탑건이 개봉하기 전에는 중국 자본을 받았느니 어쨌느니, 결국 중국 기업이 투자를 취소했다는 둥 이런저런 논란도 많았고, 당초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무려 개봉을 2년 연기한 것도 참 놀라웠습니다.

 

내용 역시 탑건1이 35년 전에 나왔으니 탑건1와 탑건2의 내용을 어떻게 자연스레 결부짓고, 그것을 관객에서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했는데 아주 훌륭하게 납득시켰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후기를 읽다가 가장 인상 깊은 코멘트는 '35년 전 20대였던 아버지가 탑건1의 추억을 갖고 20대인 아들과 탑건2를 보러 간다. 아버지는 추억을 회상하고, 아들은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구세대와 신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훌륭한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탑건2는 후속작인만큼 탑건1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란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탑건1를 전혀 보지 않아도 그 짜릿한 전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탑건1를 보셨다면 짜릿한 전율과 함께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는 감동을 맛볼 수 있구요.

 

사실 탑건2로 말하면 지금 당장 수많은 감상평을 쏟아낼 수 있지만,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탑건2는 무조건 4DX로 보세요. 전투기의 움직임을 아주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탑건2, 가장 좋았던 점은 보통 이런 헐리우드 영화의 특징은 미국이 최고다라는 프로파간다 영화로 비춰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탑건1은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봐도 될만큼 미해군의 첨단기술을 보여주고 결국 미국이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그런데 탑건2는 그런 논조에서 벗어나 인간의 뜨거운 가슴을 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심지어 적이 나오지만, 그 적이 어떤 국가인지 불분명하게 묘사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 미국은 착하고, 너희 국가는 나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아요. 그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은 순수한 오락영화로서 탑티어에 해당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놓치지 마시고 꼭 보세요!

 

반응형

 

비 내리는 여름, 두 번째 본 영화는 바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올해 깐느에서 감독상의 쾌거를 이룬 박찬욱 감독의 신작으로 이번 여름 많은 영화 팬들에게 초기대작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까지만 인상 깊게 보았고, 그 뒤로는 보지 않았거나 혹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역시 JSA와 올드보이일 정도로 박찬욱 감독의 그 특유의 영화 센스는 기대감을 충분히 불러일으키죠.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헤어질 결심은 사실 탕웨이를 먼저 섭외를 하고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무조건 탕웨이와 작업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만들어진 게 헤어질 결심인데, 그만큼 탕웨이로 시작해서 탕웨이로 끝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탕웨이의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 다른 영화를 찾아보게 될 정도로 그녀의 연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왜 박찬욱 감독의 선택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구요. 극중에서 한국어를 합니다. 물론 중국어도 사용하지만 한국어로 직접 대사를 하는 것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남자주인공의 박해일의 연기도 아주 좋은데, 그 선을 지키기 연기. 아주 줄다리기 같은 연기에 감탄했습니다. 이게 내용만 보면 그저그런 불륜 영화로 비춰질 수 있는데, 박해일과 탕웨이의 절제된 연기 하나로 그 불륜이갑자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소재로 변합니다.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안되나요라는 탕웨이의 대사. 그건 중국에서도 안될텐데?!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신나는 내용도 아니고, 화끈한 액션이 있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고, 머릿 속에서 딴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아주 빠져드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나면 벌써 끝났어?라는 아쉬움이 물밀려 오듯 느껴지는데요.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저그런 불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게 복수극도 아니고, 로맨스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근데 이것들이 조금조금씩 느껴지는 게 좋았습니다. 여운이 아주 깊게 남는 영화였네요. 개인적으로 한번 더 볼 예정입니다.

 

내용 자체는 임팩트 있지 않지만, 박찬욱 감독의 그 센스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놓치지 말고 꼭 영화관에서 보시길.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멋있는 기네스 흑맥주와 함께! 모두 다음 주도 비 조심하고 즐거운 일주일 보내시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