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이야기

블랙베리 클래식 두달 사용한 이야기

리형섭 2021. 4. 24. 10:57
반응형

 

https://youtu.be/05x5VJWqxaA

 

안녕하세요. 함브릴라입니다.

이렇게 만나게 글로 접하게 되어서 참으로 반갑습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 해볼 주제는... 아마 많은 분들 추억 속에 잊혀진 그 물건...

 

'블랙베리 클래식'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명 블베병이라 불리며 이따금씩 아무런 이유없이 블랙베리가 괜스레 쓰고 싶은 때가 있으시죠?

블베병 치유를 위해 블랙베리를 구해서 써보면 한시간 만에 왜 이게 이쁜 쓰레기였는가 깨닫게 되곤 합니다.

 

그럼 두달 써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참고로 국내 정식발매 되지 않은 전자기기는 구매는 합법이나 판매는 전파법에 의거 불법행위임을 알려드립니다.

 

 

2014년 12월에 공개되었던 블랙베리 클래식, RIM은 이미 휘황찬란했던 과거는 애플과 삼성에 밀리고 생존을 위해 새로운 블랙베리를 발매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문제는 모두 아이폰과 갤럭시가 훨씬 더 좋은 선택지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쿼티키보드가 달린 블랙베리 클래식의 매력에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이죠.

 

저또한 당시 아이폰5s를 사용하며 이쁜 쿼티 키보드의 블랙베리 클래식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머릿 솟에서 블랙베리 클래식이 잊혀질 무렵.. 아무 이유없이 블랙베리 까페에 가입하게 되었고 그렇게 블랙베리 클래식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21년에는 쓸 수 없습니다. 일단 카톡이 지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스마트폰이긴 하나 우리가 아는 스마트폰과 많이 다릅니다. LTE긴 하나 조그만한 화면으로 인터넷을 하고 유튜브를 보려니 성이 안찹니다. 게다가 사실상 블랙베리를 쓰는 이유인 쿼티키보드! 카톡이 안되니 쓸 명분이 없습니다! 괜히 지인들한테 문자로 연락해보지만 카톡 놔두고 왜 문자하냐는 핀잔만 들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관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3.5인치 디스플레이와 쿼티키보드 조합. 그리고 한손에 딱 잡히는 그 어느 폰보다 좋은 그립감과 더불어 뒷면은 가죽으로 상당히 고급스럽니다. 근데 이 조그만한 게 무게는 178g으로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화면은 현재 아이폰과 같이 위로 쓸어올려주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앱이 없죠? 그 이유는 쓸만한 앱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블랙베리 클래식은 안드로이드 어플을 설치하여 쓸 수 있지만, 문제는 현시점에서 지원하지 않는 어플도 많거니와 설령 지원한다해도 작동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상당히 느린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결국 스마트폰을 샀는데 되는 게 없으니 디지털 사회에 찌든 나를 돌아보며 디지털 다이어트를 해보자라는 합리화를 하게 됩니다. 

 

"그래! 전화랑 문자, 가끔 인터넷만 되면 문제없지" 근데 4G 요금제를 내면서까지 굳이 피처폰처럼 쓸 필요가 있나?

 

그래도 이왕 샀으니까 꾸역꾸역 두달 동안 열심히 써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상당히 아쉬운 점은 카카오톡만 지원했어도 아마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을 거 같아요. 블랙베리의 핵심은 쿼티 키보드인데 이 쿼티 키보드를 활용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속 빈 강정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든 쿼티 키보드를 써보고자 평소 쓰지도 않는 문자도 써보고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에 적기도 해보고 근데 어째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명색이 휴대폰인데 블랙베리 클래식은 voLTE를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 품질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즉, LTE를 넘어 5G인 시대에 통화만큼은 3G로 해야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통화를 아예 못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상대방 목소리가 잘 안들리고 상대방도 내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통화 녹음이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건 아마 블랙베리를 만들었던 RIM이 캐나다 회사여서 당연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쳐도 비지니스맨들을 타겟으로 나온 폰임에도 통화 녹음이 안된다는 건 납득도 안되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블랙베리의 키감만큼은 그 어떤 회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지하철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문자를 하고 있으면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스마트폰입니다.

 

사실 블랙베리 클래식에 대해 더 많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꾸역꾸역 뽑아낼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피처폰 수준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아쉽네요.

 

가끔 관상용으로 놓여진 블랙베리 클래식을 보고 있노라면 괜히 손에 쥐어보곤 키보드를 또각또각 눌러봅니다. 이쁘기로는 우주 최강이에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블랙베리 클래식의 공식 구매처는 이미 전무한 상황이고 그나마 알리익스프레스나 이베이 같은 곳에서 구매할 수 있구요. 중고나라에서 매물이 가끔 보이기는 합니다. 나온지 어느덧 6년이 넘었음에도 중고가가 아직도 10만원을 상회하는 아주 특이한 폰이기도 하네요.

 

정통 블랙베리는 명맥이 끊겼지만 여전히 블베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블베병 치유는 곧 내가 이걸 왜 샀지라는 후회도 몰고 온다는 사실 잊지마세용~

 

그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