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함브릴라입니다.
반가운 만남이 있으면 슬픈 이별이 있다. 이는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수없이 마주치는 일이죠. 웃으며 사람을 만나고 눈물을 흘리며 사람을 떠나보내는 게 어찌 그리 힘든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번처럼 이별의 순간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릿속이 새하얘지더군요.
오랜 시간 살아오시며 많은 고초를 겪으시며 이제껏 굳건히 살아계시던 할아버지가 며칠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급작스럽게 떠나셔서 임종의 순간을 보지 못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죄송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큰 병치레 없이 살다 가신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바로 장례인데요. 몇 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 절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요. 삼 일간의 장례를 치르면서 이번에 아주 절실히 느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장례식장을 잘 선택하는 것과 장례지도사를 잘 만나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일단 장례식장의 부대시설이 형편없었습니다. 사실 장례식장의 부대시설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습니다. 유가족들이 쉴 수 있는 방과 화장실 그리고 조문객들이 가야 하는 화장실.
특히 화장실들이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불편한 것을 떠나 불쾌했습니다. 딱 봐도 청소를 하지 않아 파리가 날아다니고 악취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임종하시고 얼마 있지 않아서 장례지도사란 사람이 찾아왔는데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온 것을 봤을 때, 요양 병원과 연계된 모양인 거 같았습니다.
장례식장은 순전히 유가족의 선택으로 정할 수 있는데 당시 친척 분들이 정신이 없다 보니 답사를 갔음에도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점이 돌이켜보면 아쉽습니다.
그리고 장례지도사인데요. 몇 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희를 도와 상조에서 파견된 장례를 치르던 장례지도사는 젊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페셔널하고 똑 부러지게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요.
이번에는 영 아니었네요. 좋은 장례지도사를 만나는 것도 복이라면 복인 거 같습니다. 일단 껄렁껄렁한 태도 하며 어른들께 반말을 섞는 말투, 기억에 남는 건 '시간이 빠듯하니 빨리빨리 하셔야 좋아', 어른들도 가만히 있는데 어린 제가 감히 기분 나쁘다고 티 낼 수도 없었네요.
또 눈에 띄었던 건, 뭘 진행함에 있어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대충 설명하고 진행하는 점, 입관할 때 미리 맞춘 수의가 작다며 옷 입히기 힘들다고 투덜대고 자기 손이 까졌다며 말하는 걸 듣고, 그럼 우리한테 사과를 하라는 건지 열심히 했다고 고맙다고 하라고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네요.
마지막 장지 가는 날까지 태도가 불성실하며 유가족을 위해 움직인다기보다 그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태도가 가관이었습니다.
게다가 장례식장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장례식장 앞이 아닌 저 멀리 떨어진 길가에 세우고 내려서 걸어가라고 하질 않나, 버스 기사 팁은 따로 안 챙겨주냐고 핀잔을 주질 않나.
참 저런 사람에게 우리 할아버지 입관을 맡겼다는 게 참 슬프네요. 과연 돌아가신 할아버지 시신을 보며 무슨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을까 되려 묻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장례를 치를 당시에는 손님맞이에 정신도 없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정신적 여유가 없었는데 장례를 모두 마치고 부족한 잠을 채우고 나니 당시 느꼈던 분노의 감정이 조각으로 맞춰져 화가 많이 나네요.
결과적으로 그런 장례식장과 그런 장례지도사를 고른 건 모두 저희가 선택한 것이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겠죠.
그래도 이번 기회에 많은 걸 느꼈습니다. 살면서 장례를 치르지 않을 수 없으니 이 순간의 분노를 기억하고 장례를 치를 때는 꼭 장례지도사를 잘 골라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장례를 치르실 때 정신이 없으시겠지만 정신 바짝 차리시고 좋은 장례지도사 고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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