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 게 참 무섭습니다.
올해는 그냥 토끼도 아닌 흑토끼 해이니만큼 모두 뜻깊은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이렇게 기분 좋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힘차고 활기차게 시작해야 하는데요.
새해부터 뜻하지 않은 액땜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불과 한 달 전에 큰맘 먹고 구입한 노스페이스 1992 눕시 패딩이 털빠짐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겁니다.
이 엄동설한에 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그야말로 저에게는 제 피부와도 같이 소중하게 입고 있는 패딩인데요. 털빠짐을 겪으니 갑자기 정이 뚝 떨어졌네요.
물론 1992 눕시 옷 자체는 정말 이쁩니다. 대단히 만족하면서 입고 있는데요. 자세한 후기가 궁금하시다면 밑에 글을 읽어주세요!
2022년 12월 1일 구입해서 한 달여 동안 정말 잘 입고 다녔는데요. 12월의 마지막 날,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폼 나게 입고 나갔더니 글쎄 털이 무지막지하게 빠졌던 거예요! 그것도 모르고 거지꼴로 서울을 돌아다녔으니 이게 무슨 창피람.
물론 털이 많이 빠졌다는 건 제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합니다. 그럼 털이 빠졌던 당일 찍은 사진과 함께 말을 계속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칙칙폭폭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가는데 옆에 앉은 여자친구가 저를 툭툭 치더니 '왜 이리 옷을 더럽게 입고 다니냐'라며 핀잔을 줍니다.
평소에도 먼지 몇 개 묻은 것 때문에 잔소리를 들은 터라 별생각 없이 '먼지 묻은 거야 툭툭 털면 되는데 뭐 이리 호들갑이냐'라고 맞받아치니 '이게 먼지냐'라며 사진을 찍어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사진을 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먼지가 아니라 패딩에서 빠져나온 털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패딩이 검은색이라 새하얀 거위털이 더욱더 잘 보이네요. 툭툭 털어도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털이 이렇게 많이 빠진 게 의아하긴 했으나, 털어내면 문제없이 입을 수 있겠지 생각하며 다시 입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패딩에서 털을 털어내고 다시 입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패딩에 털이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 정도 털 빠진 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렇게 털이 빠진다면 패딩의 제 기능을 못할 뿐만 아니라, 미관상 너무 더럽지 않습니까. 뒤에서 저를 바라보는 사람은 제가 마치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털을 잔뜩 묻은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으로 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제가 더 짜증 나는 이유는 구매한지 겨우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옷은 입으면 입을수록 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한 달 만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 짜증이 날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한두 푼 하는 옷도 아니고 무려 36만 원짜리 옷인데 말이죠.

곧장 노스페이스 매장으로 달려가 A/S 접수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노스페이스 A/S 접수는 구매한 매장에서 할 필요 없이 전국 가까운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접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에서 직구한 수입 병행품은 국내 A/S 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 특히 눕시 같은 경우는 국내판과 해외판의 스펙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직구를 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요. A/S를 받지 못하는 점도 꼭 유념하셔야 합니다.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A/S 접수를 하면 요청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바로 A/S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옷을 노스페이스 본사에 보내 심의를 거쳐 옷이 불량인지 정상인지 또는 수선이 필요한지 등등의 판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소요 시간은 2주에서 3주 정도 걸릴 수 있다는데요. 실제로는 5일 만에 결과 통보를 받았습니다.
A/S 접수를 하면서 매장 직원에게 '1992 눕시 털빠짐 때문에 A/S 맡긴 고객이 많냐'라고 물으니 '거의 없다'라고 했습니다. 털이 빠진 사진을 보여주니 시큰둥하게 본사에서 심의를 거쳐 판정을 내린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매장에서 털이 빠진다고 항의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모든 것은 노스페이스 본사가 결정합니다!




사실 1992 눕시를 구매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털빠짐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매일 눕시를 살펴보면 다양한 부위에서 털이 한 가닥씩 빠져 있습니다.
털이 한 가닥 빠져나오는 것을 봐도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인데요.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그냥 입고 다녔습니다. 솔직히 털이 한 가닥 정도 빠졌다면 A/S 접수는 하지도 않았죠.

근데 잘 입고 있던 패딩이 하루아침에 털이 이렇게 빠진다면 '원래 이 정도 빠지나 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을까요?
1992 눕시를 구매할 때 털빠짐 문제가 이렇게 심할 줄 알았다면 애초에 구매하지 않았을 겁니다. 패딩이 눕시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어쨌든 A/S가 2~3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5일 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노스페이스 본사 심의 결과는 '정상'이었습니다. 원래 이 정도 털빠짐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답변이었습니다.
A/S 접수한 매장에 가니 직원분이 다시 한번 왜 이 패딩이 정상인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솔직히 매장 직원이 아닌 심의를 진행한 본사 직원에게 왜 심의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는 건가 의아합니다. 결국 매장 직원도 본사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저에게 또다시 전해 주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매장 직원분이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본사의 답변 내용을 읽어보라며 '심의 의견서'를 전해줍니다. 답변 내용이 상당히 긴데요.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운 제품 속에 다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단을 추가로 겉감과 맞대어 사용하고 있지만, 노스페이스는 이런 제품 구조를 채용하지 않고 겉감 원단만으로도 DOWNPROOF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여 제품 경량화 및 착용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 '(패딩의 다운은) 초미립자 다운이기 때문에 박음질 사이로 다운이 새어 나오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제품의 하자는 아닙니다.'
본사 심의 결과에 따르면 사진과 같은 털빠짐은 하자가 아닌 충분히 빠질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답변 내용을 읽으니 더욱더 납득이 가지 않네요.
어쨌든 조금 비싸다고 하는 패딩은 깃털과 겉감 사이에 원단을 추가로 덧대어서 깃털이 빠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데, 노스페이스는 제품 경량화와 착용감을 이유로 원단을 추가로 덧대지 않는다는 이야기네요. 물론 노스페이스 역시 노스페이스만의 노하우로 털이 빠지지 않도록 제작을 한다고 합니다.

하.. 얼마 전까지는 털이 빠지지 않고 이렇게 깨끗하게 입고 다녔는데 어떻게 한 달 만에 털이 저렇게 우수수 빠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심지어 그게 정상이라뇨.
어쨌든 본사에서 제 패딩은 문제가 없는 정상 제품이라 하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입어야죠... 그럼 이왕 입는 거 털이 덜 빠지는 방법이 궁금하여 매장 직원께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매장 직원은 사람마다 입는 방식이 다르고 환경이 달라 패딩의 털이 덜 빠지게 입는 방법은 말씀해 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추후에 털이 너무 많이 빠진다고 생각되면 또다시 A/S 접수를 할 수 있느냐 물었더니 A/S 접수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조금 흥분해서 '구매하기 전에 이 정도 털빠짐이 정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구매를 하지 않았을 텐데 왜 매장에서 알려주지 않느냐'라고 따지니 '매장에서는 판매만 하기 때문에 제품 주의사항은 따로 말해주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솔직히 매장 직원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모든 결정은 노스페이스 본사가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혹시 노스페이스 1992 눕시를 구매할 예정이시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1992 눕시 털 굉장히 잘 빠집니다. 근데 정상입니다. 털이 우수수 빠져도 정상, 털이 빠지지 않아도 정상. 그야말로 복불복인 겁니다.
간혹 뽑기운을 운운하면서 '내 눕시는 괜찮은데, 당신 눕시가 이상한 거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핵심은 내 눕시나 님 눕시나 깃털과 겉감 사이에 원단을 추가로 덧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털이 빠질 수 있는 옷이라는 점입니다.
이 세상 1992 눕시는 모두 털이 빠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정상이라는 점이지요. 그럼 불량인 옷은 얼마나 털이 빠져야 하는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만약 털빠짐이 너무 심해서 A/S를 맡겼는데 노스페이스 본사에서 정상 판정을 내렸고, 나는 거기에 납득을 할 수 없다면 2차와 3차 심의를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소요 시간이 2~3주 정도 걸립니다. 추운 겨울에 입으려고 패딩을 샀는데 2~3주를 입지 못하면 그것도 그것대로 낭패네요.
제가 알기로 1차 심의는 노스페이스 본사에서 진행하고 2차와 3차는 외부 기관에서 심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스페이스의 판정 결과가 못 미더우시면 외부 기관의 심의에 운을 맡겨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저는 한 겨울에 입을 패딩이 눕시밖에 없기도 하고, 짜증만 나서 그냥 돌려받았습니다.
여기까지 노스페이스 1992 눕시 털빠짐으로 A/S 맡긴 이야기였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털이 빠져도 이쁘니까 그냥 참고 입으라는 계시일까요.
1992 눕시 자체는 상당히 이쁘고 매력이 철철 넘칩니다. 다만 털이 한번 확 빠지고 나니까 입을 때마다 '털이 빠지면 어쩌지?' '털이 또 여기저기 묻어 있으면 어쩌지?' 계속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어쩌겠어요. 원래 털이 많이 빠진다는데. 아무쪼록 여러분은 1992 눕시 양품으로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 겨울 따스히 보내시길.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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