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걷기 대장정 : 부천시청에서 부평역까지!

리형섭 2022. 6.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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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오늘은 네이버에서 진행 중인 6개월 장기 프로젝트, 주말 일기 이야기입니다. 지난주에 첫 포스팅을 올리고 어떤 내용으로 일기를 써 내려가면 좋을까 계속 고민했는데요. 이왕 쓰는 일기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직접 경험하고 쓰는 게 좋을까 싶어 준비했습니다.

 

바로 걷기 대장정 일기 대작전~ 여러분은 걷는 걸 좋아하시나요? 저는 걷기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이 뛰기 그다음이 기어가기입니다.

 

사실 요즘같이 푹푹 찌는 여름에 걷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 걷기는 거의 미친 행위나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항상 차를 타고 다니는 일상적인 풍경을 내 두발로 직접 걸을 때 평소 느끼지 못했던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정말 대단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모든 거리, 모든 장소에는 그곳만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걸 알아챌 때 나오는 일종의 뿌듯함, 바로 소소한 행복 아니겠습니까.

 

영화배우 하정우가 그렇게 걷는 걸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걷기에 대한 책도 출간했고, 걷는 걸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도 만든 적이 있어요.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기 철학을 살며시 살펴보니 걷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재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걷겠습니다! 근데 너무 의욕만 앞서서 많이 걸어야지! 다짐만 하면 오히려 걷지 못해요. 처음에는 간단하게 동네 한 바퀴 돈다고 생각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주세요.

 

제가 경기도 부천, 그중에서도 부천 시청 주변에 거주하는데요. 오늘은 가볍게 인천 부평역까지 가보겠습니다. 두근두근 떨림미데이. 사실 부천에 살면서 부평이 가깝긴 해도 잘 가는 동네는 아니거덩요?! 조금 무섭기도 하공;;

 

집을 떠나 조금 걸으니 부천에 있는 대학 병원 중 하나인 순천향대학교 병원이 보이네요. 여기 말고 또 다른 곳은 성모병원이 있는데요.

 

저희 집이랑 가까운 곳은 순천향대학교 병원이네요. 어렸을 때부터 이 병원이 유명했는데 이유는 뭔가 사고가 많이 났다는.... 그러고 보니 저도 여기 30년 살면서 이 병원에 진료받으러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네요.

 

30분 정도 설렁설렁 걸으니 표지판에서 인천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학학. 그나마 오늘은 날씨가 덥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부니 걷기 너무 좋아요.

 

슬슬 부천과 인천의 경계선이 다가오는 길에서 표지판 하나를 발견했는데요. 원천공원이 이 근처에 있다고 하네요. 상동에 있는 호수 공원은 종종 가곤 하는데, 원천공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원천공원 쪽으로 가보니 조그마한 천이 흐르고 있네요. 이 천을 따라서 부천 둘레길을 만들었는데 부천 시민들이 좋아하는 산책로 중 하나랍니다.

 

물이 굉장히 맑아서 엄청 큰 잉어가 살고 있네요. 잉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고기가 살고 있어서 또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원천공원에 들어오면 바로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는데요. 도심 한가운데 폭포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물레 방아가 있는데 물이 콸콸콸 시원하게 흘러서 바라만 보아도 엄청 시원해요.

 

폭포 앞에 정자가 하나 있어서 여기에 앉아 운치 있게 폭포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해도 좋을 거 같아요. 근데 비둘기가 좀 많아서리 쪼오끔 깨름칙합니당;;

 

원천공원 안에는 부천시립 상동 도서관이 있는데요. 워낙 책과는 담을 쌓고 사는 인생이라 이런 곳에 도서관이 있는 줄 꿈에도 상상 못했네요. 근처 살고 계시면 가끔 도서관에 와서 책 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꽤 넓더라구요.

 

그리고 부천 사람들도 잘 모르는 사실! 부천이 무려 유네스코 선정 동아시아 최초, 대한민국 대표 문학 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전 세계 문학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부천 클라스;;; 자랑스러운 부천 시민으로서 책 좀 읽어야겠슴당;;

 

 

원천공원을 떠나 앞으로 쭉쭉 걸으니 부천과 인천의 경계선에 도달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경기도 부천입니다 표지판은 있는데 어서 오세요 인천입니다 표지판은 없네요?!

 

부천 송내역 다음 역인 인천 부개역에 도착했습니다. 부개역은 1호선 타고 인천에 갈 때 항상 지나는 역인데, 살면서 처음 옵니다. 그래도 역이 생각보다 많이 크네요.

 

부개역 쪽에 있는 초등학교인데요. 제 눈에는 초등학교가 너무 작아 보여서 사진으로 남겨봤습니다. 라떼는 한 학년에 10반 넘게 있었고, 한 반에 한 40명 넘게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워낙 아이들이 없으니 한 반에 20명 남짓 있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학교도 이렇게 작게 짓나봐요.

 

학교 건물이 작은 것도 그런데, 운동장이 너무 작지 않나요? 축구장이 아니라 거의 풋살장 느낌인데요. 그래도 요즘 학교가 좋은 게, 옛날에는 흙바닥에서 넘어지고 무릎 다 까져서 피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푹신푹신한 바닥으로 바꿔서 아이들이 넘어져도 그나마 덜 다칠 수 있도록 해놨네요.

 

이 길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요?!!! 어떻게 건너야 하나 잠깐 고민했슴미다..

 

제 눈을 사로잡은 한 마트의 간판. 얼핏 보면 이마트 에브리데이인 줄 알았는데 우리신세계마트 에브리데이! ㅋㅋ

 

흘러간 세월을 가늠할 수 있는 표지판. 아니 근데 길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저 같은 초보는 표지판만 보고 당황할 듯! 그나저나 글씨체는 북한에서 쓰는 폰트 아닙니까;;

 

그렇게 한 시간 넘게 걸으니 부평역에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부평역을 지나 조금 더 걸어야 부평 철도길도 구경할 수 있는데 같이 걷는 제 공듀님이 다리가 아파서 여기서 스탑하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부평역 진짜 오랜만에 오는데요. 부평역 앞거리는 여전히 더러운 게 참 변하지 않는 동네네요. 그래도 인천의 맛있는 집은 여기에 많아서 사람들이 자주 찾는 거 같아요.

 

몸도 지치고 목도 마르니 근본 있는 카페, 컴포즈 카페에서 커피 한잔 홀짝했습니다. 컴포즈 커피가 싸서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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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대로라면 부평역에서 다시 부천까지 걸어와야 했는데, 제 공듀님이 넘넘 힘들다고 그래서 아쉽지만 버스를 타고 송내역까지 왔습니다.

 

여러분 송내역에 내리시면 절대절대절대 놓치면 안 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와플이젱! 바로 얼마 전까지 와플 하나 가격이 1,000원이었는데요. 급격한 밀가루 가격 인상 탓에 1,500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래도 너무 대단한 게 10년 전에도 1,000원이었고, 얼마 전까지 1,000원이었잖아요. 저는 2,000원으로 올렸어도 먹었을 거예요. 와플 대학 총장이 여기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리모델링한 송내역. 아마 1호선 지하철역 중에 가장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역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인천공항과 유사한 방식으로 버스 환승을 할 수 있어서 많은 부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 송내역 앞에 불법 포장마차에서 닭꼬치를 팔았는데 그때 거리가 엄청 드러웠어요. 여기저기 닭꼬치 소스 떨어져 있지 그거 주워 먹는 비둘기들 천지였지. 버스도 엄청 많이 들락날락하니 사람 많지 버스 많지. 그야말로 버스 한번 타려고 전쟁 통을 겪곤 했어요.

 

공사 시작할 때만 해도 또 무슨 세금을 여기다가 들이붓나란 의구심이 많았는데, 공사가 끝나고 버스 환승을 편리하게 만들어서 그 의구심을 보기 좋게 깨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가기 전 들리는 부천 안중근 공원. 사실 부천과 안중근 의사가 인연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여기가 안중근 공원이지 의아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 의사 동상을 중국 정부가 철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동상을 부천에서 가져와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동상만 달랑 가져오자니 아쉬우니까 이렇게 안중근 공원을 조성했어요. 원래도 공원이 있었는데 그때 그 공원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안중근 의사 동상뿐만 아니라 위안부 할머니 동상도 있답니다. 항상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위안부 할머니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으니 참 좋은 거 같습니다. 비극적인 역사는 그 사실 자체보다 그 사실이 잊혀지는 게 더 비극적이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부천 시청에서 부평역까지 걷기 대장정 이야기였습니다. 부천 시청에서 부평역이 생각보다 멀지 않은데요. 그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숨 쉬고 있는 게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더 욕심내서 더 멀리 걸어봐야겠어요.

 

여러분들도 많이 걸으세요! 좋은 사람과 같이 걸으면 그 즐거움이 더 커진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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