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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반한 중국 식당, [면부자] - 여전히 맛있다.

리형섭 2023. 3. 3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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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3월이 되어 꽃이 피어나는데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가 너무 강력해서 꽃구경을 맘 편히 다녀올 수 없네요. 코로나가 끝나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음에도 푸른 하늘 아래서 맑은 공기를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기분 전환 제대로 해줘야 하는데요. 미세먼지 때문에 화딱지 나서 어디 나가긴 그렇고, 집에서 편안하게 배달로 먹고 싶었습니다.

 

배달 음식 하면 역시... 중국 음식 아니겠습니까? 저는 짜장면, 짬뽕은 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집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중국 식당인데, 맛있는 중국 식당은 또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배달로 시켜 먹을 건데, 다른 사람이 올린 별 5개짜리 리뷰만으로 가늠하기도 어렵구요.

 

실은 부천 신중동 부근에 제가 정말 맛있게 먹었던 중국 식당이 있었습니다. [면부자]라는 상호의 중국 식당이었는데요.

 

한동안 이곳저곳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배달로 시켜 먹었는데, 인천 차이나타운에 길들여진 제 입맛을 쉽게 만족시켜주는 중국 식당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면부자]가 제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거 아닙니까. 짜장면과 짬뽕은 말할 것도 없고, 쫄깃쫄깃한 찹쌀 탕수육을 먹고 둘이 먹어도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감동받았는데요.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작년 여름 오늘 저녁도 맛있게 짜장면 한 그릇 해야겠다며 땀을 뻘뻘 흘려도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던 제가 발견한 건, 갑작스런 [면부자]의 폐업!

 

코로나 때문에 항상 지나가던 가게들이 폐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막상 제가 너무 맛있게 먹은 식당이 폐업한 모습을 보니 쉽사리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면부자]가 폐업한 이후 그 골목길을 다시 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괜히 언젠가 맛있게 먹은 짜장면이 생각날까 봐요.

 

그 뒤로 굳이 짜장면과 짬뽕 같은 중국요리를 시켜 먹어본 적이 없네요. 물론 부천에도 훌륭한 중국 식당이 있습니다만, 내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중국 식당을 찾고 싶은 열정이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렇게 제 머릿속에서 [면부자]라는 식당이 잊혀질 즈음, 신중동에 있는 카페에 갔다가 우연히 공사 중인 가게를 힐끔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헤어진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너무 기뻐 그 자리에서 펄쩍 뛰었습니다.

 

 

바로 작년 여름 갑작스런 폐업을 했던 [면부자]가 신중동 부근에서 다시 부활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쏴리 질러~~~

 

옆에 있는 모리셔스 브라운 카페를 우연히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공사 중인 가게를 봤는데 그게 내가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중국 식당 [면부자]였다니!!!!

 

저는 사실 신중동역 그쪽은 잘 안 가는데 어쩜 이렇게 우연의 우연의 우연의 연속이 겹쳤는가! 누가 나를 이곳으로 인도하였는가!

 

사실 매장에 직접 가서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 집에서 거리가 좀 멀고, 저녁에 가면 매장 문 닫는 시간 즈음에 도착할 거 같아서 부득이하게 배달로 시켜 먹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매장에 가서 방금 만든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을 맛보고 싶네요.

 

먼저 [면부자]에서 배달을 시키면 배민1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배달이 상당히 빨리 옵니다. 전에 있는 매장은 저희 집에서 되게 가까워서 그때 배달이 진짜 빨리 왔거덩요? 근데 지금 매장이 저희 집에서 1.3킬로 정도 나오는데도 배달이 참 빨리 왔습니다.

 

일단 첫 번째 메뉴는 바로 해물쟁반짜장 (9,000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해물이 엄청 많이 들어 있는데요. 해물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역시 많이 들어 있는 게 특징인 요리입니다.

 

사실 저는 짜장면은 무조건 간짜장으로 먹는데요. 옛날에는 [면부자]에도 간짜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간짜장을 따로 팔고 있지 않는 거 같습니다. 메뉴에 간짜장이 없어요.

 

참고로 [면부자]에 된장짜장이라는 메뉴가 있는데요. 옛날부터 그게 시그니처 메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도 정작 된장짜장은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매장에서 된장짜장도 도전해 봐야겠어요.

 

쟁반짜장은 원래 쟁반에 쫙 펼쳐져서 나오는 게 매력인데, 배달로 시켰기 때문에 그런 묘미를 즐길 수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맛 역시 매장에서 직접 먹는 것에 비하면 살짝 아쉬울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일단 [면부자], 해물 아끼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해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짜장면에 해물이 넘칩니다. 거의 아쿠아리움 수준이야.

 

주문할 때 곱빼기를 고를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면의 양과 해물의 양을 보면 곱빼기가 없어도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엄청 배부르게 먹었으니까요.

 

짜장면의 맛을 말씀드리자면, 역시 [면부자]다. 솔직히 작년에 먹었던 짜장면 맛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 다시 맛본 [면부자]의 짜장면 역시 맛있다. 개인적으로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을 좀 더 말씀드리면, 어렸을 때 먹은 짜장면이 생각나요. 무슨 말이냐 짜장이 조금 달아요. 달짝지근한 맛이 살짝 느껴지는 짜장면인데, 저는 이런 스타일 너무 좋아합니다. 여기서 조금 매콤한 거 원하시면 매운해물짜장 주문하시면 만족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짜장면에 들어 있는 해산물들 전혀 비리지 않았습니다. 이게 얼마나 신선한 재료였는지 제가 알길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해산물이 비리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어쨌든 역시 맛있다. 배달로도 충분히 맛있게 먹었지만, 쟁반짜장만큼은 나중에 매장에서 다시 한번 맛보고 싶은 메뉴입니다. 진짜 쟁반에 나왔을 때 그 맛은 얼마나 더 좋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요.

 

다음은 짬뽕하면 역시 삼선짬뽕 (11,000원)입니다. [면부자]의 짬뽕은 삼선과 고기가 있는데요. 고기는 8,500원, 삼선은 11,000원입니다. 둘 다 면 또는 밥으로 고르실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삼선짬뽕에 관한 제 추억을 잠깐만 말씀드리면, 초등학생 때 엄마가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오면 가끔씩 중국요리를 시켜줬는데요. 그때는 제가 매운 짬뽕 국물을 참 좋아해서 짬뽕을 한동안 먹곤 했어요.

 

근데 어느 날부터 엄마가 그냥 짬뽕 말고 삼선짬뽕으로 주문하라고 했었는데요. 어렸을 때는 삼선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냥 더 비싼 짬뽕으로만 알고 있었어요. 게다가 집안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어서 엄마는 안 먹고 딱 제가 먹을 짬뽕만 배달시켰는데요.

 

짬뽕이 오면 저는 면을 먹고 엄마는 안에 있는 해산물을 골라 먹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그때도 제가 선명히 기억이 나는 게 삼선짬뽕에 들어 있는 해산물이 너무 비리고 질긴 거예요. 그래서 저는 삼선짬뽕이 원래 그런 건 줄 알고 한동안 삼선짬뽕은 쳐다도 안 봤는데요. 저희 엄마는 그 비리고 질린 해산물을 묵묵히 먹곤 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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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희 엄마와 [면부자]의 삼선짬뽕을 먹는다면 안에 있는 해산물의 풍미를 즐길 수 있음과 동시에

허기까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아까 해물쟁반짜장과 마찬가지로 삼선짬뽕의 해산물 역시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야말로 삼선짬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짬뽕은 국물과 면이 따로 포장되어 배달됩니다. 요즘 대부분의 중국 식당은 이런 식으로 배달해 주는 거 같네요.

 

짬뽕 국물에 면을 넣으니 짬뽕의 얼큰한 냄새가 코를 확 찌릅니다. 짬뽕은 또 어느 정도 매콤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요리 아니겠습니까.

 

제 입맛에는 짬뽕이 조금 매웠어요. 오히려 얼큰하고 칼칼해서 좋았습니다. 물론 매운 걸 잘 못 드신다면 더욱더 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어쨌든 삼선짬뽕은 어느 정도 매콤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국물에 면을 담고 슉슉슉 휘저어 면에 국물이 충분히 배고 나서 한입 먹어보니 역시 이게 짬뽕이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맛있었습니다. 딱히 덧붙일 말이 없을 만큼, 우리가 아는 짬뽕 그 본연의 맛을 냅니다.

 

[면부자]의 삼선짬뽕, 해물쟁반짜장에 비해 2,000원이나 비싼데 말이죠. 그 값을 충분히 해내는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삼선짬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물 많이 있습니다. 맛도 좋습니다. 그리고 국물 역시 얼큰하니 짬뽕하면 떠오르는 그 맛을 충분히 내고 있습니다. 역시 짬뽕입니다.

 

그리고 이건 리뷰 이벤트로 받은 군만두인데요. 저는 보통 중국 식당에서 리뷰 이벤트로 받은 군만두는 솔직히 맛보다는 그냥 배나 채울 목적으로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메뉴판을 보니 군만두 4개 3,000원에 팔고 있네요. 확실히 가격은 저렴한 편에 속하는 군만두라고 생각합니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바삭함도 좋았고, 안에 내용물도 푸짐하니 좋았습니다. 솔직히 요즘 중국 식당에서 만두를 직접 빚는 경우는 드물 거 같은데 말이죠. 직접 빚든 기성품을 사서 쓰든 나쁘지 않은 군만두였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4개 3,000원이니까 가격도 괜찮고 맛도 어느 정도 나쁘지 않으니 양이 조금 부족하다 싶을 때 시키면 좋을 거 같은 메뉴네요.


오랜만에 너무 만족스럽게 짜장면과 짬뽕을 먹게 되어 기쁜 나머지, 오늘 또 시켜 먹었습니다. 보통 중국 식당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으면 처음 시켰을 때는 맛있었는데, 두 번째 시켰을 때는 맛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근데 역시 [면부자]. 처음 그 느낌 그대로 쭉 이어 갑니다. 해산물의 양 역시 푸짐하고, 짜장면의 맛 역시 달달하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삼선짬뽕 역시 짬뽕하면 떠오르는 그 느낌 그대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처음과 다르게 오늘은 국물이 덜 매웠어요. 그래도 얼큰함은 살아 있었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기 위해 짬뽕 안에 있는 해산물 몇 개 건져봤는데요. 가히 짬뽕계의 아쿠아리움이라고 할 정도로 해산물이 풍부했습니다. 오늘도 해산물이 비리지 않아서 만족하며 먹었습니다. 신나는 하루였네요.

 

여기까지 부천에서 나고 자라 입맛에 맞는 중국 식당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저 리형섭이 홀딱 반한 중국 식당, [면부자]에서 짜장면과 짬뽕 배달시켜 먹은 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제가 워낙 [면부자]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서 맛에 대한 의심을 전혀 품지 않고 먹었습니다. 당연히 제 돈 주고 사 먹었으니 맛없었으면 굳이 좋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역시 맛있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중국 식당의 짜장면과 짬뽕이 여전히 맛있다. 이거 정말 행복한 일 아니겠습니까? 2023년이 아직 삼 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면부자]가 부활한 소식은 참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5월이 되면 제가 부천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할 거 같은데, 다시 [면부자]의 짜장면과 짬뽕을 맛볼 수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힘이 빠지네요. 이사 가기 전에 원 없이 즐길 수밖에 없겠네요.

 

부천에 사시는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 짜장면과 짬뽕, 중국요리가 땡기신다면 [면부자] 한번 드셔보시길!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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