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라운드시소 성수 [우연히 웨스 앤더슨(ACCIDENTALLY WES ANDERSON)] 전시회 : 우연히 발견한 인생 전시회.

리형섭 2022. 5. 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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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형섭입니다.

 

코로나19 창궐 어느덧 2년 6개월, 긴 시간 동안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은 듯 꽉 막힌 하루하루를 보냈는데요. 우리나라도 코로나 거리 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억눌러왔던 여행 욕구가 마구 분출되는 느낌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일본 여행도 해제될 수 있다는 소식도 있어서, 이번 여름휴가만큼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보내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 거라 생각되네요.

 

저도 어디론가 슝~ 떠나고 싶지만 가장 중요한 돈이 없기 때문에 국내 여행으로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은 언제나 가슴속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활동이죠.

 

저처럼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달콤한 해외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줄 아주 황홀한 사진전이 하나 열렸습니다!

 

출처 : 미디어앤아트

바로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개최되는 여행 사진 커뮤니티 '우연히 웨스 앤더슨 (ACCIDENTALLY WES ANDERSON'의 국내 첫 대규모 전시회입니다.

 

이미 2021년 11월 27일에 개최되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시회인데요. 당초 2022년 6월 6일까지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힙입어 종료일이 7월 24일 일요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얏호~

 

관람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입장 마감은 오후 6시까지!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은 휴관이고, (대체)공휴일은 정상 운영됩니다. 티켓 가격은 성인 15,000원, 19세 이하 청소년까지는 12,000원입니다.

 

제가 구경해 본 입장에서 관람 시간을 미리 말씀드리면, 넉넉히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로 잡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전시회가 10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무려 3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왕이면 여유 있게 천천히 사진 하나하나를 음미하시는 게 좋겠죠?

 

 

그라운드시소 성수는 성수역에서 내리던 건대입구에서 내리던 최소 1KM 이상을 걸어야 해요. 날씨 좋은 날에는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거리인데, 한여름에는 아마 걷다가 쪄 죽을 덧...

 

어쨌든 그라운드시소 성수에 도착하면 눈길을 강력하게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들어가시기 전에 이쁘게 사진 찍고 들어가세요.

 

출처 : WSJ. MAGAZINE

우연히 웨스 앤더슨(약칭 AWA)는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의 스타일을 쫓아 사진을 찍는 프로젝트입니다. 유럽, 중앙아시아, 북미, 아시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웨스 앤더슨 스타일의 풍경 사진을 무려 300여 점 가량 선보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외국의 풍경을 담은 게 아닌 마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같은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서 나올 법한 풍경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사진을 보며 정말 이곳이 현실 세계에서 존재할까? 갸우뚱하며 언젠가 그곳에 직접 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열정이 끓어올랐습니다.

 

티켓을 수령하러 가는 길에 벽면을 보시면 세계 곳곳의 사진으로 도배가 돼있는데 파스텔톤의 색감 그리고 사진 속 배경에 이미 빠져듭니다. 마치 탐험을 하듯 모험을 하듯 여행을 하듯, 이미 이곳에 있는 순간 마음만큼은 나는 한국을 떠났어.

 

입장하기 전, 간단한 안내사항이 있는데요. 전시회 안에서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플래시 당연히 안되구요. 찰칵 소리 역시 금지사항입니다. 아이폰은 라이브 포토로, 갤럭시는 모션 포토로 설정해 주시면 찰칵 보다 작은 소리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여러분은 더 이상 평범한 전시회의 관람객이 아닌 해외여행의 입국 수속을 마친 한 명의 관광객이 되는 겁니다.

 

사진마다 그 사진의 배경 도시와 찍은 사람의 이름이 옆에 붙어 있습니다. 간혹 그 사진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구요.

 

사실 이 사진들은 AWA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본인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감각적으로 사진에 담은 건데요. 어쩌면 대단히 평범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그저 그런 평범한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꿈에 그리는 멋진 도시가 될 수가 있잖아요? 사진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도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멋지게 사진으로 남기면 다른 사람이 그 사진을 보고 영감을 떠올릴 수 있을까? 얼렁 집에 가서 찍어봐야징! 이런 생각도 들었네요.

 

각 섹션마다 벽 색깔이 다 다른데요. 각 섹션마다 사진 속 이야기가 구분되어 있는데, 사진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듣는 게 마치 여행 다녀온 사람의 여행 후일담을 듣는 것만큼이나 즐거웠습니다.

 

제가 AWA 전시회에서 가장 즐거웠던 공간은 바로 이곳인데요. 우리가 여행을 가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중 한 곳이 바로 비행기, 기차, 버스와 같은 곳 아니겠습니까? 가운데 긴 의자가 놓여 있어서 마치 비행기, 기차, 버스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듯 사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 기차 안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데요. 어떻게 보면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지는 미지의 세계 아니겠습니까? 내가 사진으로만 본 곳이 실제로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다시 한번 여행 계획을 체크하며 상상하는 그 순간이 가장 설레었네요. 그리고 처음 온 그곳에서 바라보는 창밖 너머 바깥 풍경은 아무리 피곤해도 잠들 수 없는 이유지요.

 

저는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 버스보다는 기차를 애용하는 편이었는데요. 여행 온 사람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가득한 기차역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기차를 기다릴 때,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구경하는 즐거움, 다들 갖고 계시죠?!

 

극사실주의로 그린 그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사진 2점입니다. 첫 번째 사진은 모로코의 14세기에 건축되어 1960년대까지 쓰였던 이슬람 고등 교육 기관 건물로 현재는 역사 유적지인데요. 건물 안으로 사막 모래가 들어와서 마치 영화 세트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낌이 이상해요.

 

두 번째 사진은 산뜻하고 이쁜 핑크색 건물로 달콤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코코아, 설탕 그리고 우유가 쓰여 있는데요. 의외로 미국 오하이주에 있는 초콜릿 공장의 저장 탱크라고 합니다. 보통 저장 탱크하면 투박한 색감이 일반적인데 핑크색으로 만드니 달콤함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이 사진들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컬러인 터콰이즈와 핑크색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요.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이런 색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색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어쩌면 도시의 분위기는 이런 색감 하나로 좌지우지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각 도시마다 분명히 느껴지는 색감이 있어요. 캘리포니아를 떠올리면 확실히 어두운 색감보다 밝은 색감이 떠오르고, 뉴욕을 떠올리면 회색의 칙칙한 어두움이 떠올라요.

 

개인적으로 제 상상했던 느낌과 현실이 가장 달랐던 도시는 프랑스 파리인데요. 파리 도착 전에는 샹젤리제의 화려한 색감을 상상했는데 정작 파리에 도착하니 밝게 빛나는 에펠탑을 칙칙한 물감이 둘러쌓고 있는 느낌? 물론 며칠 지내다 보니 파리만큼 낭만적인 도시도 없더이다~

 

황홀한 자연경관을 담은 사진들. 생각해 보니 여행을 가면 한적한 시골보다는 시끌벅적한 도시만 찾아다녔네요. 만약 다음에 해외여행을 간다면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골로 가봐야겠어요.

 

여행하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관광정보센터나 우체국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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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사진으로만 담은 게 아니라 이렇게 동영상으로 담아 전시했습니다. 영상도 아주 감각적이야..

 

이곳은 전시회 중 가장 흥분되는 공간이었는데요. 웨스 앤더슨의 대표작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그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느낌처럼 꾸며진 공간입니다. 영화 속 인상적인 대사로 시작되는 이 공간은요.

 

마치 영화 속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들어가 직접 체크인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고급 호텔의 로비에 온 것처럼 분위기가 아주 근사하답니다. 실제로 관람객 대부분이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으셨어요.

 

전 세계 곳곳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은 호텔 사진들인데요. 이런 호텔들은 도대체 어디 가야 찾을 수 있나요?! 정말 한 번쯤 꼭 숙박해 보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물론 호텔은 겉모습보다도 씻고 자는 방의 컨디션이 중요하겠지만, 이런 외관이라면 방도 근사하게 꾸며놓을 거 같은데 말이죠!

 

이렇게 한 시간 반 동안 알차게 구경을 하면 마지막에 '나만의 모바일 보딩패스'를 만들어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로 마음에 드는 이미지와 색깔을 골라주시고, 영문 이름을 입력하고 이메일을 입력해 주시면 아주 이쁜 나만의 모바일 보딩패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놓치지 마시고 기념으로 꼭 받아보세요!

 

여기까지 '우연히 웨스 앤더슨 (ACCIDENTALLY WES ANDERSON'의 전시회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입장하기 전에는 15,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1시간 반 동안 신나게 세계 각지의 사진을 구경하고 나니, 대단히 만족스러운 전시회였습니다.

 

사실 제가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여기에 보여드린 건 아주 일부분입니다. 직접 보러 가시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올여름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갈 수 없는 분들이라면! AWA 전시회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게 어떠실까요?!

 

저는 사진을 보면서 꼭 가고 싶은 장소를 메모해놨다가 나중에 해외여행을 간다면 그곳부터 한 곳 한 곳 가볼 생각입니다. 벌써부터 내 가슴이 설렘미다. 여러분들도 전시회를 통해 해외여행을 설렘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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