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최고의 기대작 [랑종] 본 소감 (스포 없음)
영화를 사랑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함브릴라입니다.
2021년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랑종이 7월 14일 개봉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주춤하고 있는 영화계에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랑종이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아마 개봉한 지 일주일이 지났고 사실상 블랙 위도우가 아니라면 볼 영화가 랑종 밖에 없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 아찔한 공포영화가 그리우셨던 분들은 이미 랑종을 보셨겠죠.
게다가 곡성으로 이미 증명된 나홍진 감독의 제작과 감독으로는 태국의 공포영화 셔터로 익히 알려진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이 둘의 만남이 어떤 결과물을 낼까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냈죠.
저는 개인적으로 곡성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이번 랑종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귀신이 등장해 깜짝깜짝 놀라키는 마치 일본의 링이나 주온 같은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귀신이 등장하나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예컨대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 같은 영화를 대단히 좋아합니다.
특히 검은 사제들은 천주교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사바하는 불교가 주 내용인데 반해, 곡성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라고도 볼 수 있는 무당이 등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랑종도 어쩌면 내용을 넓게 보면 곡성과 비슷한 점이 꽤나 많습니다. 분위기가 음산하고 우중충한 마을 배경과 귀신이 들린 사람과 그것을 해결하는 무당이 등장하죠.
상당히 재미있게도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태국의 이산은 태국에서도 샤머니즘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신내림이라던가 무당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습니다.
애초에 랑종이라는 뜻이 태국어로 무당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태국의 무당은 우리나라 무당과 조금 다른 점이 태국의 무당은 병을 치료해 주는 무속인으로 그 지역의 정신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영화 속에서도 언급이 되는데 병을 치료해 준다고 암 같은 중병을 치료해 줄 수는 없다고 하죠.
자 그럼 이제 랑종을 본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용의 언급은 있으나 스포일러는 없으니 안심해 주세요!
일단 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진행이 됩니다. 배경은 태국의 이산 지역으로 낯선 시골마을인데요. 이곳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꽤나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배경이 되는 이산 지역의 맑은 날을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동남아의 맑은 하늘과 햇빛이 내리쬐는 장면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늘은 계속 흐리고 비는 계속 내리고 그야말로 음산한 마을의 분위기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묘사하고 있습니다.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무당인 ‘님’과 동행하고 있는 촬영팀에게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그 일련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게 바로 랑종의 내용입니다.
영화가 2시간 30분이 좀 안되는데요. 초반 30분 정도는 조금 지루할 수 있을 만큼 영화가 정말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됩니다. 초반은 무당인 ‘님’이 어떻게 무당이 되었고 태국에서 무당이 어떤 존재이고 그녀가 가족과 어떻게 지내고 가족들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모습이 묘사가 됩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진짜 초반은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어요.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갑자기 어떻게 무서운 내용으로 흘러갈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영화가 30분이 지나면 슬슬 내용이 무섭게 전개됩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도 신내림, 신병이 났다고 하죠. 어떻게 보면 귀신이 들렸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나오면서 점점 무서워집니다.
초중반까지는 정말 곡성을 보면서 느꼈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곡성에서도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기 위해 무당을 찾듯, 랑종에서도 무당을 찾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요.
여기서 또 재미있는 점이 영화 속에서 성당이 등장하고 신부님이 등장하는데요. 태국이 불교 국가인 걸 생각하면 꽤나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물론 가톨릭이 등장하지만 전혀 문제 해결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태국인의 95%가 불교인데 왜 성당이 등장할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아 그런 이유 때문에 성당이 나오는구나’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중반까지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집중이 되면서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근데 중후반부터는 영화가 갑자기 이렇게 바뀌네 싶을 정도로 스타일이 좀 달라진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건 랑종의 마지막 1시간이 역대급 무서움은 선사한다란 내용이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시작하고 연신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하면서 슬슬 무서움이 찾아오겠다 예상을 하면서 봤습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랑종의 후반 무서움이라는 게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고 나 스스로 너무 무서워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무서움이 아니고 마치 ‘자 이제 곧 무서운 게 나옵니다! 자! 이 부분 잘 봐주세요!’ 대놓고 알려주는 느낌이었어요.
즉, 일본 영화 주온에서 이불을 들치면 아기 귀신이 나오고 확 놀래잖아요. 이걸 영화 용어로 ‘점프 스케어’라고 한다는데요. 후반 가면 점프 스케어 연출이 꽤 많습니다. 충분히 무섭게 연출해서 무서운 게 맞는데 너무 예상이 쉬웠고 조금 웃긴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반은 사람마다 만족도가 굉장히 다를 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반부터는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논란이 되는 장면이 몇몇 나오는데요. 특히 강아지와 아기에 대한 부분인데요. 영화를 보기 전에 이 부분이 너무 잔혹하게 묘사돼있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거 같아요. 오히려 수위를 생각해서 그 정도로 끝낸 거 같아요. 충분히 더 잔혹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 텐데 일부러 안한 거 같습니다.
이런 장면이 꼭 필요했나 생각해 보면, 등장하는 귀신이 왜 그런 행동까지 하는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충분히 사람에 따라서는 혐오스러운 장면과 자극적인 장면이 꽤 많은 건 사실입니다. 오히려 무서운 것보다 잔인한 걸 못 보시는 분들이 보기 힘든 영화예요.
또 막바지에 이르면 이제 감독이 손을 놨나 싶을 정도로 저는 웃겼는데 갑자기 좀비 영화처럼 돼버립니다. 근데 영화 내용을 보면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이해는 가요. 하지만 좀 웃겼다고 말씀드립니다. 진짜 실소가 터져 나올 만큼 의아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기본이 페이크 다큐멘터리잖아요. 근데 카메라맨들의 직업 정신이 너무 투철하다. 그래서 오히려 웃겼습니다. 물론 직업 정신을 십분 발휘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장면을 카메라로 담는 게 이해는 가는데요. 조금 답답하면서도 웃겼습니다. (죄송합니다. 자꾸 웃기다고 해서.)
영화를 보면 극중 인물들이 인터뷰를 하고 카메라맨에게 ‘이제 찍지 마세요’ 이런 대사가 꽤 나오고, 저건 왜 찍지? 싶은 장면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걸 다큐멘터리로 본 다치면 KBS나 BBC 같은 곳에서 만드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종편 채널, TV 조선 같은 곳에서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 뽑아 먹으려고 만드는 느낌이라는 거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제일 아쉬웠던 건, 자꾸 곡성하고 오버랩이 안될 수 없는데 랑종에서도 무당이 굿을 하는데 태국 무당의 굿이 그런 건지 몰라도 곡성에서처럼 즉, 우리나라 무당이 오색찬란한 옷을 입고 엄청 시끄럽게 하는 굿과는 사뭇 다르게 평범한 옷을 입고 나름 조용조용하는 굿 장면이 조금 임팩트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랑종의 등장하는 배우들은 일부러 신인과 무명 배우들 위주로 섭외했다고 하는데 연기력이 다들 훌륭합니다. 보시면 감탄을 자아낼 만큼 연기가 좋아요. 그 연기를 실제로 봤다면 진짜 무서웠을 거 같아요.
2021년 올여름은 역대급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인데요.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오싹한 공포를 선사할 랑종! 호불호가 아주 강한 영화이지만 그렇다고 뭇매를 맞을 만큼 망작의 기운이 느껴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다만 곡성의 기운이 아주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엄청나게 랑종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랑종은 어쩌면 그 기대감을 한풀에 꺾어버리는 영화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쩌면 공포영화를 저렇게 연출하는 게 태국 느낌인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그냥 나홍진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배우로 제작을 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가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어요.
공포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혹은 이색적인 태국 영화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영화관에 달려가세요!
쨍쨍한 태양 아래 한바탕 휘몰아치는 소나기 같은 영화였습니다.
랑종 5점 만점에 3점!